▲ 돈 있고 힘 있는 자의 편에선  북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  항의 전경
▲ 돈 있고 힘 있는 자의 편에선  북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  항의 전경

“마땅한 위탁관리자가 없어 어려움이 있으니 경험이 풍부한 귀 장애인협회에서 맡아 관리해 달라”금곡동사무소의 요청,

부산의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장애인 가족이 위탁관리해온 ‘주거지 전용 주차장’ 관리권이 마을 청년회로 넘어가자 해당 장애인 단체가 반발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다.

▲ 북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   주거지 주차관련 1인 시위
▲ 북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   주거지 주차관련 1인 시위

지난 26일 부산 북구장애인협회에 따르면 협회 소속 60대 장애인 부부가 지난 1년간 잘 위탁관리해온 ‘금곡동 4구역 주거지 전용 노상주차장’의 위탁관리권이 7월초 금곡동 청년회로 넘어갔다.

장애인협회가 이 주차장을 위탁관리하게 된 것은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마땅한 위탁관리자가 없어 어려움이 있으니 경험이 풍부한 귀 장애인협회에서 맡아 관리해 달라”는 금곡동사무소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1년간 주차장 관리가 잘 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자 올해는 마을 청년회가 느닷없이 위탁관리 신청을 해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바람에 심사가 필요해졌고, 심의위원회가 구성됐다.

금곡동사무소는 지난 5월 20일 문제의 주거지 전용 주차장 위탁관리자 선정 기준을 장애인협회와 청년회 두 단체에 통보하면서 ‘금곡동 관내 봉사 실적’을 추가한다고 유선으로 통보했다. 이후 ‘민간위탁관리 평가표’에 마을 봉사 실적 20%, 마을기여활동·주차장관리 계획 30%가 추가돼 마을 청년회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평가 구조가 됐다.

장애인협회의 경우 금곡동을 포함한 북구 전역에 거주하는 장애인 1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부산지역 최고 수준의 복지 증진 행사 및 봉사활동을 연간 수십 차례 펼치고 있지만 불리하게 된 것이다.

또 금곡동 노상주차장 위탁관리자 선정 심의위원장은 지역의 유지이자 청년회와 잘 아는 금곡동 자치위원장인 박모(금곡동 소재 시내버스 대표이사)씨가 맡아 지난달 중순 심의위를 열어 청년회를 위탁관리자로 선정했다.

특히 금곡동에 기·종점을 둔 시내버스회사 대표이사인 박씨의 회사 직원 23명이 전일제 노상주차장 전체 26면 중 23면을 미리 단체로 계약하는 바람에 정작 주차장 주변 상인·주민들은 코앞에 있는 저렴한 주거지 전용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7월 초 이 노상주차장이 개설되면서 당시 금곡동장이 서로 잘 통하는 지역 유지인 특정 버스회사 직원들이 싸고 편리한 전일제 주거지 전용 주차장을 단체로 계약할 수 있도록 장애인협회에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조호열 북구장애인협회 사무국장은 “장애인 가족이 골치 아파 남들이 피한 노상 주차장을 온갖 고생 끝에 잘 다져놓으니 사지가 멀쩡한 마을 청년회가 들어와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며 “‘합법을 가장한 편법의 부당함’을 호소해도 북구청과 금곡동사무소는 들은 체도 하지 않는데, 공정한 재심의·재평가가 실시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과 금곡동사무소 측은 “장애인 단체가 탈락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공정한 평가표를 통해 선정했다”며 “특정 회사 직원들이 주거지 전용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를 해 시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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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태(오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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