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시장 오거돈)는 오늘(24일) 오전 11시 유엔기념공원에서 6·25전쟁 유엔참전국 외교사절, 미국, 영국 등 12개국 참전용사 43명, 후손 100여명, 육·해·공군 장병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4주년 유엔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유엔의 날 기념식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부산유엔위크’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참전용사 및 후손들이 지난 해에 비해 3.5배 더 많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부산시가 참전국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초청한 터키와 필리핀, 이디오피아 참전 용사의 후손(손자․손녀) 20명이 참석했으며, 방한 참전용사 가운데 최고령인 게리 쓰다마(94세, 미국)씨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함께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감사는 이렇게 한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로, 또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세월이 지날수록 참전용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더욱 깊어질 것”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부산시는 유엔기념공원 일대를 유엔평화문화특구로 지정해 세계적인 평화의 성지로 가꾸어 가고 있다”면서 “참전국 도시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공동번영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부산유엔위크 원년으로 지정, 오늘부터 11월 11일 턴투워드 부산까지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겠다고 강조했다.

유엔의 날 기념식은 10월 24일 유엔의 날을 맞아 유엔창립과 한국전 참전 유엔군 전몰장병을 추모하고 자유와 평화 수호의 유엔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 74회째를 맞이한다.

기념식은 11개국 안장국 국기입장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기념사, 헌화, 조총 및 묵념, 추모공연 등으로 진행됐으며, 유엔군 전몰장병들을 위한 ‘추모공연’은 유엔평화소년소녀합창단(UNPC)의 합창공연으로 꾸며졌다.

행사 전 육·해·공군 장병이 2,297기의 개별 묘역에 국화를 헌화했으며, 부대행사로는 유엔기념공원 내에서 10월 말까지 ‘국화꽃 전시회’가 운영된다.

이날 기념식에 참여한 참전용사와 후손 140여명은 오찬을 함께 하며, 6.25 참전 등 지난 추억과 부산의 발전된 모습을 이야기하는 등 우호와 협력을 다졌다.

제74주년 UN의 날 기념사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부산을 찾아주신 각국 외교 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

제74주년 유엔의 날을 맞이하여,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6.25전쟁 참전 유엔 전몰용사의 영전에 깊은 추모의 뜻을 바칩니다. 참전 유공자와 전몰용사 유가족께는 모든 한국국민의 마음을 담아 한없는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어느 때 보다 많은 참전용사와 후손들께서 함께 하고 계십니다. 이번에 방한하신 참전용사 가운데 가장 고령이신 게리 쓰다마님께서는 사랑하는 부인과 따님, 사위의 손을 잡고 잊지 못할 한국 땅을 다시 찾아주셨습니다. 신혼 2주 만에 아내를 두고 참전하셨던 디 닐슨님은 지난해 돌아가셨습니다만, 따님 네 분께서 아버님의 발자취를 따라 부산을 찾아주셨습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사랑을 꽃피워 본국으로 돌아가 가정을 꾸렸던 스웨덴 참전용사와 참전간호사도 계십니다. 오늘 그 따님과 손녀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부산시가 참전국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초청한 터키와 필리핀, 이디오피아 참전용사 손자와 손녀, 스무 분도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감사는 이렇게 한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로, 또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참전용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한반도는 새로운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걸음을 늦추기도, 때로는 잠시 퇴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평화의 거대한 흐름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하나로 연결되는 날,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 기종점 도시로서 본래 위상을 되찾을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독일에서 출발한 기차가, 태국에서 출발한 기차가, 북한을 지나 부산으로 달려올 것입니다. 세계 젊은이들이 이곳에 모여 평화의 가치를 노래할 것입니다. 이곳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평화의 심장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부산시는 이미 그 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엔기념공원 일대를 유엔평화문화특구로 지정해 세계적인 평화의 성지로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 참전국 도시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공동번영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시는 올해를 부산유엔위크 원년으로 지정해 어느 때보다 뜻깊은 행사들을 펼칩니다. 오늘부터 턴투워드 부산 행사가 열리는 11월 11일까지, 부산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행사에 다 함께 참여해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렸으면 합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발전을 내 일처럼 기뻐하며 다시 찾아주신 참전용사 여러분께 거듭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모든 참전국의 무궁한 발전과 참전용사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천경태(오동) 기자
저작권자 © 부패방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