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분,

이희호 여사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희호 여사님을 추모하고, 여사님께서 평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통일의 뜻을 새기기 위해 모였습니다.

여사님을 사랑하셨고 그리워하고 계신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추도식을 준비해주신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여사님께서는 제게 ‘민주주의다운 정치’를 강조하시며,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이 가르침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말씀을 떠올리며, 깊은 그리움에 사무칩니다.

여사님은 경륜과 품격을 고루 갖춘 분이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셨습니다. 여사님께서는 ‘헌신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여사님의 헌신은 ‘진리에 대한 헌신’이었습니다.

“정의, 자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로는 “진리를 실천하는 과정이 힘들다”며 인간적인 약함을 고백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할 수 있는 한 무엇이든 다 해야 한다”며, 생을 다해 진리에 헌신하셨습니다.

여사님은 또 ‘김대중 대통령님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다섯 번이나 죽을 뻔했고, 6년간 투옥됐으며, 수십 년 동안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고, 두 번이나 국외추방을 당했던 남편 곁에서 항상 함께 하셨습니다. 남편을 대신해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신념을 꺾지 않으셨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아내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불의한 세력들의 협박과 유혹을 뿌리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사님의 헌신적인 내조가 있었기에 대통령님의 성공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헌신’하셨습니다.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여성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여성부 신설과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등에 기여하시며, 남녀평등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셨습니다. 자선단체 <사랑의 친구들>을 설립하시고, 아이들과 장애인들을 보살피셨습니다.

대통령님이 떠나신 후에도 여사님은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드셨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사시며,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 평양을 방문하셨습니다. 여사님은 떠나시는 마지막 길에서도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진리에 헌신하시고, 남편과 우리 국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

그런 여사님을 우리는 변함없이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강건하면서도 온유하셨던 여사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빈 여러분,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둡고 긴 터널입니다.

하지만 위기 끝에 희망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그 저력으로, 지금 우리 국민들은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과 여사님께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시며 ‘IT산업’을 일으키셨듯이, 지금 우리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를 ‘디지털 경제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사님 영전 앞에서 다짐합니다.

남아있는 저희들은 대통령님과 여사님의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대통령님과 여사님께서 자랑스러워하실 수 있도록, 새로운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여사님께서 꿈꾸셨던 국민의 행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담대하게 앞으로 나가겠습니다.

여사님, 우리를 지켜봐 주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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