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화학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전 촉매입자에 산소 결함(oxygen vacancy)을 형성시켜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 공기나 물에 있는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고성능 압전 촉매를 개발하였다.

※ 압전 촉매(piezocatalysis) : 재료의 변형 상태에서 분극에 의해 유도된 압전 전위를 이용하여 표면에서 전기화학반응이 가능한 소재. 즉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화학적 에너지로 변환하여 주변 물질을 산화 또는 환원시킬 수 있는 소재.

※ 산소 결함(oxygen vacancy) : 일정한 비율의 금속 원자와 산소 원자로 만들어진 재료(산화물 재료)에서 산소 원자가 제거되어 생긴 빈자리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이영인 교수 연구팀(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지명준 박사과정, 김정현, 류철희 석사과정)이 환경정화용 압전촉매로 표면에 산소 결함이 형성된 ‘타이타늄산바륨(barium titanate, BaTiO3) 나노입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타이타늄산바륨(barium titanate) : 화학식 BaTiO3의 무기 화합물. 강유전성(외부의 전기 자극이 없이 자발적으로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리되는 자발 분극 형상)과 압전성(역학적인 힘을 가할 때 기전력이 일어나거나 전압을 가할 때 역학적인 힘이 일어나는 성질)을 나타내는 소재.

압전 촉매는 주변에 버려지는 다양한 기계적 에너지를 받아들여 전기화학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점이 있으나, 물 흐름과 같이 적은 에너지 수준에서는 낮은 촉매 특성을 나타내어 초음파와 같이 높은 에너지를 일부러 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제어된 양의 산소 결함을 도입한 표면과 우수한 결정성의 중심부로 구성된 ‘검은색 타이타늄산바륨 나노 입자’를 설계, 합성하였다.

나노 입자 중심부의 우수한 결정성은 촉매 작용에 참여하는 전자에 높은 에너지를 부여하며, 표면에 형성된 산소 결함은 촉매 반응에 참여하는 전자의 농도를 크게 증가시킨다.

또한, 개발한 검은색 타이타늄산바륨 나노 입자는 물 흐름에 의해 발생하는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압전 촉매 반응을 유도하여 비스페놀 A(내분비 교란물질)와 로다민 B(독성을 가진 염료) 등으로 오염된 물을 성공적으로 정화하였다.

기존 제품인 타이타늄산바륨 나노 입자는 흰색을 나타내며, 이는 표면에 산소 결함이 형성되지 않음을 뜻하기도 하는데, 개발한 소재는 흰색 타이타늄산바륨 나노 입자와 비교하여 오염물질 제거 성능이 약 4.3배 증가하였고, 정화 과정을 반복하여도 제거 성능을 유지하여 유체의 흐름과 같이 낮은 에너지로 작동하는 압전 촉매 중 최고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본 성과는 압전 촉매 작용을 위한 에너지원이 초음파에 국한된 기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며, 파도나 물의 흐름, 바람, 진동 및 음파 등의 다양한 기계적 에너지를 수확하여 대기 및 수자원 정화 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압전 촉매 자체가 또 다른 오염물질로 작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화를 위해서는 활용된 입자를 제거 또는 지지체에 고정하는 기술 등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에너지/소재 분야 국제학술지‘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1월 29일 게재(온라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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