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년부터 한국도로공사에서 퇴직한 임원 및 1 급 직원 118 명 중 15 명이 민간 휴게소에서 감사나 임원 등 ‘ 전관 ’ 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이 중 도로공사에서 휴게소 업무를 담당했던 영업본부 소속 임직원도 3 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12 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민간업체와 맺는 사업협약서에 사실상 전관고용을 합리화하는 조항을 2013 년부터 신설해 계약을 맺어왔다 .

공사가 각 업체와 맺은 사업협약서에는 “ 본 사업시설의 운영 안전성 및 매출관리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 공사 ’ 는 ‘ 사업시행자 ’ 와 협의해 감사를 추천할 수 있다 ” 는 조항이 들어있다 . ( 첨부 1)

최 의원은 “ 공사가 퇴직자 자리 보전을 위해 계약서에 전관 보장 조항을 넣어놓은 것은 심각한 갑질 ” 이라며 “ 공사 전관들이 민간 영역에까지 진출해 사실상 휴게소 사업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 ” 고 지적했다 .

실제 도로공사는 매년 운영서비스 평가를 통해 운영업체들의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 공사 측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운영서비스 평가 배점은 △ 계량 100 점 △ 비계량 100 점 △ 가점 8 점 △ 감점 15 점 상대평가로 이뤄지며 , 계량은 외부 전문기관이 , 비계량은 도로공사가 진행한다 .

이 중 5 등급을 2 회 이상 받거나 , 2 차 재계약 후엔 4 등급을 한 번만 받아도 계약이 해지되는데 , 지난해엔 운영서비스평가를 거쳐 총 6 곳의 휴게소가 계약이 해지됐다 .

문제는 지난해 평가 결과 지표별 세부 점수를 분석해보면 도로공사에서 진행한 보고서 평가의 최고점 업체와 최저점 업체의 점수 차이가 16.1 점으로 ,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 사실상 업체 간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됐다 .

예를 들어 이천 ( 하남 ) 휴게소의 경우 계량평가는 90.8 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비계량평가에서 평균보다 낮은 79.29 점을 받아 지난해 계약이 해지됐다 .

최근 도로공사가 운영평가를 이용해 갑질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 올 추석 연휴 , 휴게소 음식 가격이 너무 높다는 국회의 지적에 도로공사는 추석 연휴부터 일부 품목을 최대 33% 할인 판매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 그러나 할인 품목의 중량을 줄여 ‘ 꼼수 판매 ’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

이후 도로공사는 업체들이 소속된 SNS 비공식 채널을 통해 ①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최소 3 종 이상의 메뉴 가격 할인을 유지할 것 , ② 이행 여부는 운영평가에 적극 반영할 것이란 지시를 내렸다 . 도로공사의 할인 지시는 임대료율의 조율 없이 진행된 것이라 할인에 따른 손실을 사실상 업체들이 떠안게 된다 . ( 첨부 2)

최인호 의원은 “ 정성 평가에 해당하는 도로공사의 보고서 평가는 업체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이어야 하는데 , 기준이 불분명하다 보니 계약해지된 업체들의 불복소송도 빈번한 상황 ” 이라며 “ 계약 해지 여부가 달린 운영평가에 도로공사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다 보니 민간 휴게소로선 도로공사 전관들을 고용해 도로공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 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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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태(오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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