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4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주)시스매니아 지창환(45세) 대표를 선정했다.

‘이달의 기능한국인’ 일흔 다섯 번째 수상자 지창환 대표는 20여년 간 국내 폐쇄회로 텔레비전(이하 “CCTV”: Closed Circuit Television) 분야를 이끌어온 인물로, 끊임없는 연구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우리나라의 방범, 방재 분야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전문 기술인 출신 CEO다.

’67년 대구 칠성동에서 태어난 지 대표는 경남 밀양 삼랑진읍에서 자랐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눈에 띄거나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에 항상 궁금증을 품었다.

시계를 가지고 놀다 부품을 파헤쳐 놓기 일쑤였고, 밖에서 뛰어놀 땐 낙동강 사이에 놓인 철교를 보며 ‘어쩌면 저렇게 무거운 기차가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데도 강물에 빠지지 않을까’라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그런 호기심 덕분에 고교 선택 시 큰 망설임 없이 금오공업고등학교(경북 구미시 소재)에 진학했다.

“집을 떠나는 것도 그렇고, 인문계로 진학한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이 슬퍼서 향수병에 걸리기도 했죠. 하지만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져온 과학계의 궁금증들을 해소시켜주는 오아시스를 만났으니까요.”

고교 졸업후 기술하사관으로 의무 복무를 하게 된 그는 육군본부 통신지원대에 배치됐다. 그곳에선 전신타자기나 텔렉스 등 정밀 기계장치 정비를 하며 공학원리를 깨쳤다.

관련 업무들에 고교 때 전공했던 전자분야까지 결합되니 기계·전자에 대한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전기·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의 융합기술인 메커트로닉스 분야(Mechatronics)에 눈을 뜬 것도 이때였다.

제대할 때 전자·통신 분야에서 자격을 9개나 취득한 그는 군 제대 후에는 CCTV 제조업체에 취업했다.

“외국 계측기를 수리하는 업체에 갈 수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에서 받던 봉급보다도 적게 주는 CCTV 제조업체를 택한 건, 성장 가능성과 제 적성을 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래를 내다보고 입사한 회사는 7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직장 상사와 동업도 해봤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았다. CCTV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일념으로 ’95년 4월, (주)시스매니아의 전신인 ‘오리엔탈시스템’을 설립했다.

90년대 들어서 CCTV의 효과가 입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은 일본이나 미국제품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비싼 외제품보다 저렴한 국산품이 더 많이 팔렸다.

국내 생산 부품들에 대한 시장수요가 커지자 지 대표는 시설 공사업에서 제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그리고 비싼 가격을 받으면서도 내구성이나 안정성, 제작기법 등에서 단점이 발견되는 외국제품을 보완한, 저렴한 한국형 CCTV 시스템을 개발했다.

CCTV 카메라와 모니터 외에도 ▴각종 센서와 연동하며 정밀 제어를 필요로 하는 촬상부(영상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전자부품)와 ▴유·무선을 망라한 통신수단을 의미하는 전송부 ▴원하는 영상을 자동 또는 수동으로 모니터에 표출하는 감시부 ▴촬상부·전송부·감시부를 제어하는 제어부까지 CCTV 설비목적에 부합하도록 구현한 통합시스템(SI: System Integration)을 10여 년간 이끌어왔다.

’05년 주식회사 시스매니아로 법인 전환한 그는 대기업이 할 수 없는 다품종 소량생산에도 힘썼다. 회사가 생산한 CCTV 관련 제품 종류가 5백 여 종에 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수 주문형 경보장비, 수중 CCTV, 레일형 CCTV 등은 그와 직원들의 자랑이다.

이렇듯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개발된 핵심 CCTV 전송기술은 ’07년 4월, 과학기술부로부터 신기술(NET : 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을, 그 해 10월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신제품(NEP : New Excellent Product) 인증을 받기도 했다.

기술발전을 위한 지식 나눔에도 앞장선 지 대표는 후배들을 위해 ‘06년‘CCTV 활용마스터’라는 입문서를 펴냈다.

CCTV가 도입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일본 기술서적 한 권을 빼곤 제대로 된 책이 단 한권도 없다는 데에 충격을 받은 그가 저술에 나선 것이다. ‘10년도 당시의 기술에 맞게 수정을 거쳐 증판한 그의 책은 다양한 기관에서 기술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지 대표는 줄곧 집중해온 CCTV 분야 외에 ‘06년에는 방송음향 및 전광판 시스템, 계장(計裝) 및 자동제어 시스템, 국방, 해양, 항공 유비쿼터스 등 새로운 분야로 발을 넓혔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과 관련해 국제적 합의가 활발하게 도출되는 것을 주시하며 가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자가 발전하고 이를 에너지로 공급하는 저에너지 소모형 온실과 주택용 채소배양기 개발을 준비 중이다.

미래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예견해 사전에 기술 개발을 하는 것이 기술자들의 몫이라는 지 대표. 먹고 살 만하다고 안주하는 순간 더 이상 발전은 없다는 그는 끊임없이 탐문하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는 기능인으로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완숙한 기술인이 되려고 합니다. 도면을 보고 따라 만들 수만 있으면 기능인이고, 처음부터 그 도면을 작성할 수 있었던 사람이 바로 기술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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