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고리울가로공원음악회를 지키고있는 이용찬 마을축제추진위원장
16년째 고리울가로공원음악회를 지키고있는 이용찬 마을축제추진위원장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 고리울가로공원에는 좀 특이한 음악회가 일년에 두 번씩 열린다. 이름은 ‘고리울가로공원음악회’이다. 이 음악회는 여느 음악회와는 달리 ‘창문이 없고, 음악회 도중에 비행기가 20대 이상 뜬다. 그리고 절대로 정숙하지 않다. 심지어 관객과 공연자 사이를 시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간다’라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고강동은 지리적으로 김포공항과 가까워 비행기 이착륙 소음이 심하다. 그러나 소음에 그대로 노출된 숲 속 작은 음악회는 오히려 관객의 눈빛을 살리고, 귀를 열게 한다. 때문에 음악회의 관객 몰입도를 더욱 높다.

이 음악회를 2005년 이후 지금까지 8년째 16회 이끄는 주인공은 이용찬 부천시립합창단 수석단원(50)이다. 부천시 소재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와 대학원을 나온 이용찬 단원이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음악회를 열지 못한 것은 단 두 번뿐이다. 선거법 때문에 한 번, ‘신종플루’ 때문에 또 한 번이다.

시립합창단원이 동네 마을축제추진위원장이 된 이유는 뭘까? 이용찬 수석단원은 “부천에서도 문화적 혜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강동에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면 왜 계속할까? “불행인지 욕심인지 모르지만 물려줄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고강동의 옛 이름은 고리울이다. 그가 이곳에 오래 사는 이유는 뭘까? “일단 공기가 너무 좋다. 신도시 아파트에 비해 사람 냄새가 난다”면서 “이런 동네를 선물하고, 시민의 세금으로 음악을 하게 해준 동네주민에 대한 보답은 음악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천에서 경로당이 가장 많은 동이 고강본동. 단위 면적당 아이들이 가장 많은 곳도 역시 고강본동이다.


처음 음악회를 시작할 때만해도 정말 아무것도 없이 흙바닥에서 엠프 시설을 빌려서 했다. 예산지원이 없어서 회비를 걷어서 운영했다. 지금은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과 고강복지회관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봄과 가을에 열리는 가로공원 음악회에는 단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았다. 초기 안내벽보에는 비가 오면 고강복지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알렸지만 이제는 적지 않는다. 실제로 1시까지 비가 오다가도 리허설이 시작되면 비가 멈춘다. 

그가 아쉬워하는 대목은 추진위원의 숫자이다. 현재 추진위원은 4명이다. “사람이 많아지면 생각이 많아지고 가지고 있는 재능도 다양해서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궁하다”고 말한다. 

고리울가로공원음악회는 매번 300명 이상이 모인다. 그런데도 3년 전까지는 부천시 등의 예산을 지원받지 않았다. 오로지 시민에 의한 시민의 축제였다. 그에게 가장 미안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부인 최상숙씨였다. 가족도 그를 도왔다. 이 단원은 “딸인 이한솔(한양대)은 성악을 전공해 무대에 서고, 부인은 현장에서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돕는다.” 

그렇다면 고마운 사람은 임학림(당시,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활동가), 유정남(고강초등학교 좋은 아버지모임 회장), 황규희 부위원장 고리울청소년문화의 집 조윤영 관장, 고강복지회관 손현미 관장 등을 꼽는다. 

참고로 이번 5월 25일(토) 늦은 6시에 열리는 음악회는 고리울가로공원이 아니라 제14회 고리울선사문화제(11:30~ )가 열리는 고강선사유적공원에서 열린다.


오정노인대학 난타팀, 고강1동 기타동아리, 꾸마댄스 동아리의 젠틀맨,  소프라노 이한솔의 Once upon a dream, 남성 중창단 씨밀레의 공연, 발레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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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방지뉴스 이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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