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자로 있던 지난해 12월 25일 정부산하기관, 공기업, 공사 등 수장 내정자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이는 국민과 차기 정부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비판한 박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관례적인 인사가 진행돼 야권과 언론 및 사회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과 관련해 감사원이나 검찰, 예금보험공사 등 소위 정부기관에 근무한 공무원들이 올들어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로 임명, 6개 금융사 42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16명으로 전체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 여론과 야권에서 '낙하산'과 '방패막이식' 자리배분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6개 금융지주사 이사들이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처리한 400여건의 안건 가운데 부결된 사안은 단 1건으로 정부로부터 방패막이용 혹은 보험용 자리 안배라는 지적이다.

또 지난 19일 관치인사에 대표적으로 노태우·김대중 정부시절 장관과 금융감독 수장을 지낸 이용만 사외이사(80)를 우리금융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 대주주인 정부가 민영화라는 대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고령의 전직 원로관료를 선임하는 것은 도는 넘는 관치인사라는 지적이 있다.

특히 신속한 민영화를 위해 지주회장을 내부에서 선임해 놓고 이사회 의장을 다른 이사가 맡도록 함으로써 지주회장이 사실상 허수아비가 됐다는 주장이다.

이 가운데 연금관리의 수장은 철밥토이다. 지난 1961년부터 도서·산간벽지에서 시작해 국가 예산으로 국민의 통신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우편업무와 우체국 예금·보험 및 각종 금융사업, 공과금 수납, 특산품 우편 주문 판매 등의 업무를 당당한 별정 우체국, 이들의 연금을 관리하는 연금관리단의 인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별정우체국 연금제도가 만들어지는 지난 1981년도, 당시 기득권을 주장하는 체신부의 고위 임원들에 반발이 컸던 것과는 달리 연금관리단 이사장은 현 우정사업본부의 고위 공무원 출신이나 정치 인사들의 직업 연장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별정우체국 직원들의 목소리이다.

이들은 이번 6월 임기가 끝나는 이사장 공모에 현 우정사업본부 A임원이 자신의 정년이 3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단 이사장에 지원했으며 이미 지난 4월 공고 예정이던 이사장 공모를 마감 시한 2주전에 휴일을 끼고 급히 공고해 다른 지원자들의 참여 기회를 줄이고 A씨를 우정사업본부에서 이사장으로 내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금 이사장 추천위원회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4월 공모가 예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연 이유는 추천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어 예정보다 1달이 넘게 지연됐을 뿐이다”라고 답변하고 있으나 지연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관리단 이사장 공모에 대해 별정 우체국 관계자는 “지금껏 별정우체국연금은 높은 은행금리로 주식과 대출, 임대, 예금 등의 안정적인 사업으로 비교적 타연금에 비해 무리가 없었다”며 “그러나 근자에 들어 은행 저금리와 경제 불황으로 많은 수익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실 가운데 오는 2020년이면 연금이 고갈된다는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지금껏 이사장들이 타 연금에 비해 전문가 없이 안정적으로 기금 운영을 하며 보신책에 급급했다”지적을 하며 “올해 초에 연금단은 주식의 간접투자에서 많은 손해를 기록하고도 이사회를 통해 문책은커녕 직접 투자를 허용, 주식 투자 한도 전체에 직접투자를 승인했다”고 밝혀 이사장과 이사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태는 그간 별정우체국 주인인 우리들이 연금관리에서 배척된 대표적 문제이며 연금을 사용한 수익보다는 적은 투자에 연금 대상 인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수익 사업에 대해 관심 없는 인사들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박정부가 어려운 가운데 출범시킨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에 대해 관례를 고수하는 기존 철밥통들의 향연으로 어둠이 드리워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이사장 공모와 관련해 전국 별정우체국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이번 이사장 후보들의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에 대한 점수와 기준에 대해 정보공개를 신청, 전문성과 비젼성이 제외됐을 경우 이를 토대로 법적 다툼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은 현재 4,000여 명의 직원으로 3천억 원 정도의 연금을 운영, 현재 1,000여 명의 연금 수혜자가 있으며 추후 2020년경이면 별정 우체국 직원들이 줄어드는 정책에 비해 수혜자가 늘어나 수치적으로 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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