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경 화백
최미경 화백















글=강준완 기자
사진=이지현 기자



서울에서 미술관에 한번 가보려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곳이 인사동이나 평창동이다. 미술 갤러리가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 한번의 방문으로 여러 곳 관람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거리가 먼 시민들에겐 좀처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최미경 화백. 그녀는 지난해 9월 관악구 낙성대동 1664에 초이스 갤러리(CHOI'S GALLERY)라는 개인 미술관을 개관했다. 관악구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 자녀들과 함께, 주변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에 잠시 들려 바쁜 일상의 마음을 내려 놓고 감상할 만 곳이다.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고급차가 빈번히 오가는 갤러리는 아니지만, 시민들과 함께 하는 너무나 소중한 문화공간인 셈이다.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에 가까운, 갑보다는 을에 더 가까운 동네 미술관을 개관한 최미경 화백은 누굴까.


초이스 갤러리 입구 풍경
초이스 갤러리 입구 풍경

주류도매업 회장님에서 미술관장으로 변신

그녀는 관악구에서 40여년을 살았다. 이곳에서 그녀가 처음 시작한 일은 주류도매업. 전국 주류도매업 최미경 회장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명도 있는 인물이다.

주류도매업 회장님과 미술관 주인. 접점을 찾기 어려운 관계 같지만 그녀 만큼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도 드물다.

파주가 고향인 그녀는 어릴 적부터 미술가로서 꿈을 키여 온 여인이다. 마땅한 미술도구도 없던 1950년대 시절 쌀 부대에 그림을 그리면서 미술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초이스 갤러리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
초이스 갤러리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
최미경 화백은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흙 위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아버지로부터 ‘환쟁이가 되려고 하느냐’는 호통을 들었다”면서 “그래도 틈만 나면 쌀 부대 등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에는 항상 나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녀가 지금 초이스 갤러리가 있는 곳에서 주류도매업을 시작 때는 70년대 후반. 그녀는 “직장생활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닌 먹고 살기 위해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여성의 직장생활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시절, 그것도 남성들의 전유시장이라 할 만한 주류도매업에 뛰어들었다. 납품을 위해 술집을 드나들며 억센 남성들과 상대하며, 때론 동네 건달들과 협상도 해야 했다.



그럴수록 그녀는 미술에 대한 애정은 깊어갔다. 거친 현실 속에서 마음의 위안과 평화로움을 주는 매개체가 바로 그림이었다.

사업이 안정될수록 해외연수-출장 등이 많아지면서 가는 곳마다 사진찍기에 열중했다. 그녀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라며 “가는 곳마다 혼자 사진찍기에 열중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는 미술작품 때문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곳 풍경을 자기 그림 속에서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녀는 드디어 지난 4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한 사업을 접고 그 자리에 아담한 미술관을 개관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초이스 미술관이다.
 

그녀의 끝없는 미술사랑 

최미경 화백
최미경 화백
작년 9월 개관식에는 그녀의 이런 그림사랑에 감복한 미대 관련 교수들-주류기업 임원들 등 많은 지인들이 참석, 동네 갤러리 오픈을 축하했다.

이날 많은 지인들은 지역사회에 여자 혼자의 힘으로 문화공간을 만들어 준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참석한 모 화백은 “사업을 하면서 예술을 겸하는 것이 어려운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화백으로 등단한 최미경 씨는 보기 드문 인재”라고 치켜 세웠다.

그녀의 그림은 상을 타겠다는 욕심으로 그린 그림들이 아니다. 비싼 가격에 판매해보려는 욕심을 가진 그림도 아니다. 단지 그림을 사랑하는 평범한 여인이 그린 담백한 작품들이다. 그래서 더욱 이 갤러리가 포근하고 정감이 든다.


최 화백은 “후회 없는 삶을 위해 그 동안 미뤄 두었던 자신만의 꿈을 위해 취미 생활 속으로 들어가 남은 여생을 그림 속으로 들어가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힘차게 걸어 가겠다”고 말했다.

초이스 갤러리는 관악구민 및 지나가는 모든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부담 없이 찾아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편안하게 차 한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을’ 같은 동네 갤러리다.
 

[최미경 화백 프로필]
1998년 이화여대 정보과학대학원
99년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1994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2004년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수료했다.

2010 홍익대 미술디자인학과 김승연 교수
2012년 홍익대 미술디자인교육원 김기태 교수에게 사사 받았다.

한국미술전망전, 세계미술연맹대전 공모전 특상, 한국여성미술공모전 동상, 아트리스 아트제널 동상,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 24, 25회, 2012년 7월 한국여성 미술 공모전 등에 작품을 출품했다.

초이스 갤러리: 관악구 낙성대동 1664-4번지 2호선 서울대입구역 1번 출구 방향 사랑의 병원 뒷편 ☎ 02-889-8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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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방지뉴스 강준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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